건물 하나를 짓는 데는 토공사, 기초공사, 골조공사, 설비, 전기, 마감까지 수십 개의 공종이 맞물립니다. 문제는 이 공종들이 제각각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초가 안 끝나면 골조를 못 올리고, 골조가 안 끝나면 내부 마감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수십 개의 작업이 순서대로, 때로는 동시에 진행되는 건설현장에서 공정표(工程表)는 “언제, 어떤 공사를, 어떤 순서로 할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설계도면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설계도면이 ‘무엇을 만들지’를 보여준다면, 공정표는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보여줍니다.
공정표란 무엇인가?
공정표란 건설공사에서 각 공종별 작업 활동을 도표로 나타낸 것으로, 착공부터 준공까지의 전체 공사 흐름을 시간 순서에 따라 계획하고 관리하는 도구입니다.
공정표를 통해 관리할 수 있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정 관리: 각 공종이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파악
- 자원 계획: 특정 시점에 필요한 인력·장비·자재를 미리 준비
- 지연 예측: 어느 공종이 늦어지면 전체 공기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사전 파악
- 진도 관리: 계획 대비 실제 진행률을 비교해 지연 구간을 조기에 발견
💡 공정표 제출 의무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 건설공사는 착공 시 공정관리 계획서(공정표 포함)를 발주청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건설사업관리(CM) 대상 공사에서는 공정관리가 건설사업관리자의 핵심 업무 중 하나입니다.
공정표의 종류 — 한눈에 보기
건설공사 공정표는 크게 ①Gantt식과 ②네트워크식 두 가지로 나뉩니다.
- Gantt식은 시간 막대나 곡선으로 일정을 표시하고,
- 네트워크식은 작업 간 연관 관계를 화살표와 원으로 연결해 표현합니다.
① Gantt식 공정표 — 직관적이고 누구나 읽기 쉬운
Gantt식 공정표는 세로축에 공종, 가로축에 날짜를 놓고 각 작업의 기간을 막대나 곡선으로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처음 공정표를 접하는 사람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직관적입니다. 1917년 미국의 헨리 간트(Henry Gantt)가 개발해 ‘간트 차트’라고도 불립니다.
횡선식 공정표 (Bar Chart)
가장 기본적인 공정표 형식으로, 각 공종의 일정을 가로 막대(횡선)로 표시합니다. 막대의 길이가 작업 기간을 뜻하고, 위치가 시작·종료 시점을 나타냅니다.
횡선식 공정표 장 · 단점
✅ 장점
- 작성이 쉽고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음
- 공사 전반의 일정을 한눈에 파악 가능
- 실시 공정(붉은 선)을 계획 공정 하단에 병기해 진척 상황을 작업별로 확인
❌ 단점
- 작업 간 선후 관계(연관성)가 표현되지 않아 주공정(Critical Path) 파악 불가
- 한 공종의 지연이 전체 공기에 미치는 영향을 즉시 계산하기 어려움
사선식 공정표 (S-Curve)
횡축에 시간, 종축에 누적 기성고(%)를 표시해 공사 진행 상황을 곡선으로 나타내는 공정표입니다. 공사 특성상 초반·후반에 진행이 느리고 중반에 집중되어 그래프가 자연스럽게 S자 모양이 됩니다.
사선식 공정표 장 · 단점
✅ 장점
- 공사 전체의 누적 기성고(진행률)를 시각적으로 파악하기 최적
- 계획 곡선과 실시 곡선을 겹쳐 그리면 공정 선행·지연 여부를 즉시 확인
❌ 단점
- 어느 공종이 지연되고 있는지 세부 파악 불가
- 단독 사용보다 횡선식 공정표와 병용하는 것이 일반적
② 네트워크식 공정표 — 복잡한 공사의 정밀 관리
네트워크식 공정표는 작업(activity)을 화살표(→)로, 작업의 시작·종료 시점(event/node)을 원(○)으로 연결해 공사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표현합니다. Gantt식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어떤 작업이 끝나야 다음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가”라는 선후 관계가 명확하게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위 그림에서 빨간 경로(기초→골조→마감, 49일)가 주공정(Critical Path)입니다. 이 경로에 있는 작업 중 하나라도 지연되면 전체 공기가 밀립니다. 반면 파란 경로(설비배관)에는 여유가 있어 다소 늦어도 전체 공기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PERT · CPM · PDM 비교
| 구분 | PERT | CPM | PDM |
|---|---|---|---|
| 주요 목적 | 공기 단축· 불확실성 분석 |
공비 절감· 최적 일정 |
복잡한 선후 관계 표현 |
| 적용 공사 | 신규·경험 없는 사업, 연구·개발 프로젝트 | 반복 시공 경험이 있는 공사 | 복잡하고 작업이 많은 모든 규모 |
| 소요 시간 추정 | 3점 추정 (낙관·최빈·비관) |
단일값 확정 | 단일값 확정 |
| 선후 관계 | FS만 표현 | FS만 표현 | SS·FS·SF·FF 4가지 표현 |
| 실무 활용 | 이론·시험에 자주 등장 |
이론·시험에 자주 등장 |
Primavera P6, MS Project 등 |
Gantt식 vs 네트워크식 — 핵심 차이 비교
| 비교 항목 | Gantt식 | 네트워크식 |
|---|---|---|
| 작업 간 연관성 표현 | 어려움 | 명확하게 표현 |
| 주공정(Critical Path) 파악 | 불가 | 가능 |
| 작성 난이도 | 쉬움 | 어려움 (전문 지식 필요) |
| 공기 지연 영향 즉시 분석 | 어려움 | 수치로 즉시 파악 |
| 인력·자재 최적 배분 | 보통 | 여유시간 활용 최적화 |
| 기성고(진행률) 표현 | 사선식으로 표현 가능 | 직접 표현 어려움 |
| 적합한 공사 규모 | 공종이 적고 공기가 짧은 소규모 공사 | 공종이 많고 복잡한 대규모 공사 |
어떤 공정표를 써야 할까? — 상황별 선택 기준
| 이런 상황이라면 | 추천 공정표 |
|---|---|
| 공종이 적고 단순한 소규모 공사 (인테리어, 소규모 증축 등) | 횡선식 |
| 전체 기성고 진행률 관리가 중요한 공사 (발주처 보고, 기성 청구) | 횡선식 + 사선식 병용 |
| 공종이 많고 복잡하며 완공 기한이 명확한 대규모 공사 | CPM 또는 PDM |
| 처음 시도하는 신규 공법이나 불확실성이 높은 프로젝트 | PERT |
| Primavera P6·MS Project 등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공사 | PDM |
💡 실무에서는 혼용이 기본
현장에서는 하나의 공정표만 사용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대규모 공사라도 전체 공기 관리는 네트워크식으로 하면서, 주간·월간 진도 보고서에는 횡선식과 사선식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정표 예시


자주 묻는 질문(FAQ)
Q. 횡선식과 네트워크 공정표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요?
공사의 규모와 목적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종이 적고 단순한 소규모 공사에는 작성이 쉬운 횡선식이 적합하고, 공종이 많고 복잡한 대규모 공사에는 작업 연관성과 주공정을 파악할 수 있는 네트워크식이 유리합니다. 현장에서는 두 방식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Q. PERT와 CPM은 무엇이 다른가요?
PERT는 신규·경험 없는 사업에 사용하며, 소요 시간을 낙관적·최빈·비관적 3가지로 추정해 불확실성을 확률적으로 분석합니다. 주로 공기 단축 가능성 파악에 활용됩니다. CPM은 반복 경험이 있는 공사에 사용하며, 소요 시간을 하나의 확정값으로 설정하고 시간과 비용의 관계(Time-Cost Trade-off)를 분석해 공비 절감을 목적으로 합니다.
Q. 사선식 공정표에서 S자 곡선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설공사는 초반(가설·토공 등 준비 단계)에 투입 자원이 적고, 중반(골조·주요 공종)에 집중 투입되었다가, 후반(검사·마감)에 다시 줄어드는 패턴을 보입니다. 이 누적 기성고(진행률)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자연스럽게 S자 모양이 됩니다. 계획 S곡선과 실시 S곡선을 비교하면 공사가 계획보다 빠른지 느린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네트워크 공정표 작성에 자격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한가요?
법적으로 자격 제한은 없지만, 네트워크 공정표는 event(결합점), Critical Path, Float(여유시간) 등의 개념을 이해해야 제대로 작성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공공사에서는 건설사업관리자(감리원)나 원도급 업체의 공무팀이 담당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Primavera P6, MS Project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직접 계산 없이도 작성이 가능합니다.
Q. PDM이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Primavera P6, MS Project 등 현장에서 사용하는 일정관리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PDM 방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PDM은 작업 간 SS(시작→시작)·FS(종료→시작)·SF(시작→종료)·FF(종료→종료) 4가지 선후 관계를 모두 표현할 수 있어, PERT·CPM보다 실제 공사 흐름을 훨씬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관련 포스팅 — 네트워크 공정표 시리즈
※ 네트워크 공정표 용어 총정리 | event, activity, dummy, float, CP 핵심 개념
※ 네트워크 공정표 event와 node 완벽 이해 | 결합점 정의·표기방법·번호 부여 규칙
📎 참고 기준
·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75조 (건설사업관리 업무수행지침)
· 국토교통부 건설공사 사업관리방식 검토기준 및 업무수행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