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사를 수행하다 보면 설계변경은 거의 모든 현장에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설계변경 요청이 거부되거나, 계약금액 조정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설계변경이 가능한 법적 요건과 5가지 유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국가계약법 제19조부터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까지, 설계변경의 법적 근거와 실무 요건을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설계변경은 단순히 도면을 바꾸는 행위가 아닙니다. 계약금액과 공사기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법률 행위입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 설계변경이 의무적으로 허용되는지, 어떤 경우에는 계약금액을 증액할 수 없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1. 설계변경의 법적 근거 — 국가계약법 제19조
공공공사의 설계변경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제19조에 그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제19조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그 밖에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한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따른 세부 기준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5조(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와 조달청 계약예규인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에서 구체화됩니다.
국가계약법 제19조(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공사계약·제조계약·용역계약 또는 그 밖에 국고의 부담이 되는 계약을 체결한 다음 물가변동, 설계변경, 그 밖에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인하여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계약금액을 조정한다.”
출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9조 (법률 제20205호, 시행 2024.2.13.)
핵심은 설계변경이 발생한 경우 계약금액 조정이 법적 의무라는 점입니다. 계약담당공무원은 이를 임의로 거부할 수 없으며, 반대로 계약상대자도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없습니다.
설계변경 관련 법령 체계도
설계변경 계약금액 조정
기타 계약내용 변경
제19조 (설계변경)
제20조 (금액조정)
제21조 (추가조치)
시행령 제73조
(지방자치단체)
※ 국가계약 공사에는 국계령 제65조 및 공사계약일반조건 적용
2. 설계변경 5가지 유형 —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는 설계변경이 가능한 사유를 다섯 가지로 구분합니다. 각 유형별로 요청 주체(계약상대자 vs 발주기관)와 필요 서류, 인정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무자는 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2-1. 유형 ① : 설계서 불분명·누락·오류·상호모순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1항에 따라, 계약상대자는 설계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누락·오류가 있을 때, 또는 설계서 간 서로 내용이 모순될 때 발주기관에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요청 즉시 설계변경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약담당공무원이 이를 검토하여 타당성을 확인한 후 처리됩니다.
💡 실무 포인트
설계서 불분명·오류를 사유로 할 때는 구체적인 근거를 서면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시공하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해당 설계도면의 치수 오류, 공사시방서와 설계도면의 상충, 내역서와 도면상 수량 불일치 등 명확한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2-2. 유형 ② : 현장상태와 설계서의 상이
발주기관이 계약상대자에게 제공한 현장 정보(지하매설물 도면, 지질조사 결과 등)가 실제 현장 상태와 다른 경우에 해당합니다.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2항은 “발주기관 또는 공사관련기관이 교부한 지하매설물 지장물 도면과 현장 상태가 상이하거나, 계약 이후 신규로 매설된 지장물의 경우” 및 “토지·건물 소유자의 반대, 지장물 존치, 관련기관 인허가 불허 등으로 지질조사가 불가능했던 경우”를 명시합니다.
💡 실무 포인트
현장상태 상이는 발주기관의 책임으로 인정되므로 계약금액 조정 시 계약상대자에게 유리한 협의단가가 적용됩니다. 발주기관의 귀책인지 불명확한 경우라도 발주기관이 교부한 도면과 실제 상태 차이가 입증되면 인정됩니다. 사진, 지질조사보고서, 도면 원본 등 증빙자료를 철저히 준비하세요.
2-3. 유형 ③ : 신기술·신공법 적용 요청
계약상대자가 발주기관의 설계와 동등 이상의 기능·효과를 가진 새로운 기술·공법을 사용하면 공사비 절감 또는 시공기간 단축에 효과가 현저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서면으로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제출해야 할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제안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서, 둘째로 제안사항에 대한 산출내역서, 셋째로 수정공정예정표, 넷째로 공사비 절감 및 시공기간 단축효과 자료, 다섯째로 기타 참고사항 자료입니다.
단, 신기술·신공법에 따라 설계변경 후 실제 시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에는 해당 기술·공법 개발에 소요된 비용을 발주기관에 청구할 수 없으며, 계약담당공무원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2-4. 유형 ④ : 발주기관의 필요에 의한 설계변경
발주기관이 먼저 설계변경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계약상대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는 방식입니다. 사유는 해당 공사의 일부 변경이 수반되는 추가공사 발생, 특정 공종의 삭제, 공정계획의 변경, 시공방법 변경, 기타 공사의 적정한 이행을 위한 변경 등 다섯 가지입니다. 통보 시에는 설계변경 개요서, 수정설계도면 및 공사시방서, 기타 필요 서류를 첨부해야 합니다. 다만 발주기관이 설계서를 변경 작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설계변경 개요서만 첨부하여 통보할 수 있습니다.
💡 실무 포인트
계약상대자는 발주기관의 설계변경 통보를 받은 즉시 공사이행상황 및 자재수급 상황을 검토하여 이행 가능 여부를 계약담당공무원과 공사감독관에게 동시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 사유와 근거자료를 반드시 첨부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생략하면 이후 이행 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2-5. 유형 ⑤ : 소요자재 수급방법 변경
당초 계약에서 관급자재로 정한 품목을 사급자재로 변경하거나, 반대로 사급자재를 관급자재로 변경하는 경우입니다. 관급자재 공급지체로 공사가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또는 계약상대자가 대체사용 승인을 신청하여 승인된 경우에 인정됩니다. 다만 계약담당공무원은 당초 계약 시의 사급자재를 관급자재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단, 원자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사급자재를 관급자재로 변경하지 않으면 계약목적을 이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계약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변경할 수 있습니다.
관급자재 변경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관급자재·사급자재 변경 사유·규정·절차 해설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3. 설계변경 절차 — 요청부터 계약금액 조정까지
설계변경이 발생하면 계약금액 조정까지 일정한 절차를 거칩니다. 이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준수해야 이후 분쟁 없이 계약금액을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사유 발생
해당 사유 확인
통보
공사감독관 경유
공무원 검토
(필요 시 심의)
확정
당시 단가 기준
조정 완료
체결
4.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조치 — 공사계약일반조건 제21조
설계변경 시 단순히 금액을 조정하는 것 외에도 공사계약일반조건 제21조가 규정하는 추가조치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간과하면 이후 하자 책임이나 계약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첫째, 설계변경으로 인하여 변경사항이 목적물의 구조변경 등으로 안전과 관련이 있는 경우, 하자발생 책임한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계약담당공무원은 당초 설계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둘째, 계약담당공무원은 설계서의 불분명·누락·오류 및 현장상태 상이, 발주기관의 필요에 의한 설계변경을 하는 경우 계약상대자로 하여금 수정공정예정표, 수정도면 및 수정시공상세도면, 조정이 요구되는 계약금액 및 기간, 여타 공종에 미치는 영향 등 네 가지 자료를 제출하게 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계약상대자가 수정한 설계도면 및 시공상세도면을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수정에 소요된 비용을 공사계약일반조건 제23조에 의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 중요 — 소속 중앙관서장 승인 기준
예정가격의 86% 미만으로 낙찰된 공사계약의 경우, 계약금액의 10% 이상 증액이 발생하면 예산집행심의회 또는 기술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소속 중앙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 계약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 대상이 됩니다. 이 기준을 초과하는 설계변경은 사전 승인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5. 설계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증액할 수 없는 경우
설계변경이 발생했다고 해서 항상 계약금액이 증액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5조 제1항 단서 및 공사계약일반조건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금액 변경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면 시공 후 예상했던 금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 구분 | 상황 | 근거 및 주의사항 |
|---|---|---|
| 증액 불가 | 입찰자가 직접 물량내역서를 작성한 공사에서 물량내역서 누락·오류로 설계변경이 발생한 경우 | 국계령 제65조 제1항 단서 — 계약상대자 귀책 |
| 증액 불가 | 신기술·신공법 제안 후 실제 시공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경우 — 기술개발 비용 |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2항 — 발주기관에 청구 불가 |
| 조건부 | 계약금액의 10% 이상 증액 (예정가격 86% 미만 낙찰 공사) | 소속 중앙관서장 승인 필요 — 사전 심의 절차 거쳐야 유효 |
| 조건부 | 턴키(설계·시공 일괄) 공사에서 계약상대자 귀책 증가물량 | 금액변경 없이 설계변경만 가능 — 계약상대자 증액 불가 |
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의 단가 적용 기준(책임사유별 낮은 단가·협의단가)과 구체적인 산출 방법은 다음 편인 공공공사 설계변경 완전 정복 ② — 계약금액 조정 산출 실무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6. 설계변경 vs 계약해제·해지 — 혼동 주의
현장에서 간혹 설계변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설계변경을 요청하거나, 반대로 계약해제·해지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설계변경으로 처리하려다 법적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계변경은 계약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 공사범위나 방법을 변경하는 것인 반면, 계약 해제·해지는 계약 자체를 종료시키는 것입니다. 두 제도의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관련 내용은 공사계약 해제와 해지의 차이점에서 확인하세요.
또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은 계약서에 명시된 계약보증금, 지체상금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계약서의 필수 항목과 연동 관계를 이해하려면 공공공사 계약서 필수 항목 완전 정리도 함께 확인하세요.
7. 주요 판례로 보는 설계변경 분쟁
설계변경 관련 분쟁은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주요 판례를 살펴봅니다.
대법원 판결 요지 (대법원 2010다77514)
“공사계약에 있어서 설계변경의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발주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설계변경 및 계약금액 조정을 거부하는 경우, 계약상대자는 계약에 따른 이익을 침해받게 되므로 이는 채무불이행에 해당하고 손해배상 청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다77514 판결
서울고등법원 판결 요지 — 설계서 오류 귀책
설계서 자체의 오류가 입증된 경우에는 계약상대자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설계변경 요건으로 인정하였으며,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증액을 거부한 발주기관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출처: 조달청 질의회신 및 관련 판례 종합
FAQ — 설계변경 요건에 관한 자주 묻는 질문
Q1. 설계도면에 오류가 있는데, 발주기관이 설계변경을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1항에 따라 설계서 오류는 설계변경 사유에 해당합니다. 발주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경우, 계약담당공무원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조달청 계약분쟁 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오류 사실을 입증하는 도면, 사진, 기술검토 의견서 등 자료를 사전에 잘 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2. 우선시공 명령을 받아 시공했는데, 이후 설계변경이 거부되면 어떻게 되나요?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3항에 따라 계약담당공무원이 우선시공을 지시한 경우, 우선시공한 때를 기준으로 설계변경 당시 단가를 산정합니다. 우선시공 지시는 서면으로 받아 두어야 하며, 구두 지시만으로는 후일 분쟁 시 입증이 어렵습니다. 우선시공 지시가 있었다면 계약상대자는 당연히 계약금액 조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3. 현장상태가 설계와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요?
현장상태와 설계서의 상이는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발굴 또는 탐사 결과를 담은 사진과 영상, 지질조사보고서나 지하탐사 결과, 기존 매설물 위치를 담은 관련 기관 도면과 실제 위치 비교 자료, 감리단 또는 공사감독관의 현장 확인서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발견 즉시 사진 촬영과 현장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Q4. 신기술·신공법을 제안했는데 발주기관이 타당성이 없다고 거부했습니다. 이의제기가 가능한가요?
신기술·신공법에 의한 설계변경을 요청받은 계약담당공무원은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른 기술자문위원회(기술자문위원회가 없는 경우 건설기술심의위원회)에 청구하여 심의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심의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는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 제2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불가합니다. 다만 심의 절차 자체가 위법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5. 설계변경을 구두로 지시받고 시공했는데 계약금액 조정이 거부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설계변경은 반드시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구두 지시만으로 시공한 경우에는 계약금액 조정 청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감독관의 업무일지, 현장회의록, 문자 메시지 등 구두 지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사실관계 확인 후 분쟁조정을 통해 해결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지시든 서면으로 확인받는 습관이 필수입니다.
✅ 핵심 요약
- 공공공사 설계변경의 법적 근거는 국가계약법 제19조, 시행령 제65조,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21조입니다.
- 설계변경 사유는 ①불분명·누락·오류, ②현장상태 상이, ③신기술·신공법, ④발주기관 요구, ⑤소요자재 수급변경의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 발주기관의 귀책으로 인한 설계변경은 협의단가, 계약상대자 귀책은 낮은 단가가 적용됩니다.
- 계약금액 10% 이상 증액 시(예정가격 86% 미만 낙찰 공사) 소속 중앙관서장 승인이 필요합니다.
- 모든 설계변경 요청과 통보는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구두 지시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 설계변경 절차는 사유 발생 → 서면 요청/통보 → 검토 → 도면 확정 → 계약금액 조정 순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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